
레벨테스트가 무서운 이유
레벨테스트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긴장부터 하는 분이 많습니다.
상담에서 "실력이 너무 없어서 창피할 것 같아요"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.
그런데 레벨테스트는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시험이 아닙니다.
지도 앱을 켜면 현재 위치부터 표시됩니다. 내 위치를 모르면 길 안내가 시작되지 않습니다.
레벨테스트가 그 현재 위치 표시입니다.
저는 공부를 시작하는 분께 항상 내 레벨부터 확인하라고 말씀드립니다. 방향을 정하는 일이 의지보다 먼저이기 때문입니다.
레벨테스트에서 보는 것
곳마다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. 다만 말하기 중심의 테스트라면 대체로 이런 것들을 봅니다.
- 알아듣는가: 질문을 듣고 대략의 뜻을 잡는지
- 문장이 나오는가: 단어만 나열하는지, 문장으로 이어 가는지
- 막히는 지점: 어디에서 말이 멈추는지
- 어휘의 폭: 아는 단어로 얼마나 돌려 말할 수 있는지
- 발음: 상대가 알아듣기 어려운 소리가 있는지
발음은 완벽하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.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'틀린 발음'만 고치면 됩니다.
테스트 중에 말이 막히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정보입니다. 막힌 자리가 곧 앞으로 채울 자리이기 때문입니다.
처음 보는 분은 대개 긴장해서 평소보다 덜 말하게 됩니다. 그 점까지 감안해서 결과를 읽으시면 됩니다.
결과를 읽는 법
결과를 받으면 숫자나 등급부터 보게 됩니다. 저는 그 아래를 보시라고 권합니다.
점수는 오늘의 스냅샷일 뿐입니다. 중요한 것은 '왜 그 자리인가'입니다.
예를 들어 같은 중급이라도 이유는 사람마다 다릅니다.
- 들리는데 말이 안 나오는 경우
- 말은 나오는데 문장이 늘 같은 틀에 갇히는 경우
- 단어는 아는데 순서가 안 잡히는 경우
한 번의 결과로 나를 단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. 컨디션과 긴장에 따라 오늘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.
이유가 다르면 처방도 다릅니다. 결과지에서 가장 값진 부분은 "그래서 무엇부터 할까"에 대한 답입니다.
테스트 전에 하지 않아도 되는 것
시험 전에 벼락치기로 단어를 외우는 분이 계십니다. 권하지 않습니다.
준비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면, 내 진짜 위치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.
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. 틀려도 되고 막혀도 됩니다.
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"I don't know."로 끝내지 말고, 아는 단어로 짧게라도 이어 보세요.
그 시도가 오히려 가장 정확한 정보가 됩니다.
저희 쪽 레벨테스트는 외국인 강사와 무료로 진행합니다.
어디서 보든, 나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안내를 받는 자리로 생각하시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.
테스트가 끝난 뒤의 이야기도 해 보겠습니다. 결과를 받은 뒤에는 욕심을 내기 쉽습니다.
"이 정도면 석 달 안에 다 해야지" 같은 생각이 듭니다.
저는 반대로, 다음 한 단계만 정하시길 권합니다. 지금 위치에서 한 칸 위가 어디인지만 보세요.
한 칸은 작아도 그것이 쌓여서 먼 길이 됩니다. 제 경험도 그랬습니다.
한 달 뒤에 같은 방식으로 다시 보면, 점수보다 '막히던 자리가 달라졌는지'가 먼저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.
오늘 해볼 것
- 오늘 영어로 한 번도 말해 본 적 없는 상황 하나를 떠올리고, 한 문장으로 말해 보기
- 내가 영어에서 가장 막히는 순간이 듣기, 말하기, 단어 중 어디인지 적어 보기
- 레벨테스트를 받을 곳이 있다면 날짜를 정해 달력에 적어 두기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