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결심은 큰데, 생활은 그대로입니다
직장인 영어회화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는 날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.
회의에서 말이 막혔거나, 해외 메일 앞에서 한참을 멈춰 있던 날입니다.
그날 밤의 결심은 큽니다. 새벽 기상, 매일 두 시간, 앱 세 개를 한꺼번에 깔죠.
그런데 생활은 어제와 똑같습니다. 야근이 있고 회식이 있고, 집에 오면 눕고 싶습니다.
저도 그랬습니다. 토익을 2년 붙잡고도 465점이었던 시절, 제 결심은 늘 컸고 생활은 늘 그대로였습니다.
그래서 저는 의지를 키우기보다 계획을 줄이는 쪽을 권합니다.
30분은 작아 보입니다. 하지만 작아서 오래 갑니다.
두 시간짜리 계획은 한 번 놓치면 '망했다'는 기분이 들어 그대로 접기 쉽습니다.
30분짜리 계획은 놓쳐도 내일 다시 붙일 수 있습니다. 돌아오기 쉬운 크기라는 점이 중요합니다.
저는 106kg에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.
처음에는 멀리 달린 게 아니라, 운동화를 신고 나가는 날을 조금씩 늘렸을 뿐입니다.
영어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. 길이보다 이어지는 것이 먼저입니다.
주중 루틴 예시
아래는 하나의 예시입니다. 내 생활에 맞게 얼마든지 바꾸셔도 됩니다.
- 월: 오늘 있었던 일을 영어로 세 문장 말하고, 휴대폰으로 녹음하기
- 화: 어제 녹음을 다시 듣고, 어색한 문장 한두 개를 고쳐 말하기
- 수: 실제 대화하기 (수업, 스터디, 영어가 되는 지인 등 상대가 있는 날)
- 목: 수요일에 막혔던 표현 두세 개를 정리해서 다시 말해 보기
- 금: 쉬어도 되는 날. 대신 한 문장만 소리 내어 말하기
30분 중 20분은 말하고, 10분은 돌아보는 데 쓰는 배분을 권합니다.
읽거나 듣는 시간보다 입 밖으로 꺼내는 시간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.
엉망이어도 괜찮습니다. 틀린 문장이 나와야 고칠 자리가 보이니까요.
무엇을 말할지 정해 두면 덜 막힙니다
막상 앉으면 "무슨 말을 하지?" 하다가 10분이 지나갑니다.
그래서 소재를 미리 정해 두세요. 직장인이라면 소재는 이미 하루 안에 있습니다.
- 오늘 점심에 뭘 먹었는지
- 오늘 회의에서 있었던 일 한 가지
- 내일 해야 할 일 두 가지
문장은 짧아도 됩니다. 예를 들면 이런 정도입니다.
"I had a long meeting today. I'm a little tired,
but I finished my report."
(오늘 회의가 길었어요. 조금 피곤하지만 보고서는 끝냈어요.)
아는 단어로 만들 수 있는 만큼만 말하면 됩니다. 단어가 안 떠오르면 한국어로 적어 두고 나중에 찾아보세요.
쉬는 날에도 한 문장
야근이나 회식으로 30분이 도저히 나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. 그런 날은 쉬어도 됩니다.
다만 잠들기 전에 딱 한 문장만 말해 보세요. "I'm tired today."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.
한 문장이라도 이어 두면 '완전히 끊겼다'는 기분이 오지 않습니다. 끊기지 않으면 돌아오기도 쉽습니다.
주 5일이 어렵다면 주 3일로 시작하셔도 됩니다. 의지보다 중요한 것은 내 생활에 맞는 빈도입니다.
그리고 시작 전에 지금 내 레벨을 한 번 확인해 두면, 그 30분을 어디에 쓸지가 훨씬 분명해집니다.
오늘 해볼 것
- 이번 주에 퇴근 후 30분이 가능한 요일 세 개를 달력에 표시해 보기
- 오늘 있었던 일을 영어 한 문장으로 말해 보기 (예: "I had a long meeting today.")
- 잠들기 전 메모장에 '오늘 말하려다 막힌 것' 한 가지 적어 두기


